말로만 비건? 소비자 기만하는 비건 열풍

“우리네 문명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50.”

“50년이요?”

“49, 48, 47…….”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30년 안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명한 문화인류학자이자 <총, 균, 쇠>의 저자로도 알려진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2013년에 우리 문명이 50년 남았다고 했지만, 작년에는 ‘30년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했죠.😲

남의 나라 일인 줄만 알았던 기후변화는 호주, 미국, 유럽 지중해, 우리나라 등지에서 오랫동안 꺼지지 않는 산불로 심각성을 드러냈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작은 불씨에도 불이 잘 붙고, 한번 불이 나면 아주 강하게, 오래 타는 땅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래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비건’ 제품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이 접하는 비건 제품들이 모두 좋은 취지일까요?🤔

🥗 비건인데요, 비건은 아니에요 – 반 쪽짜리 비건 음식

육류 생산을 위해 동물을 키우는 농장에서는 동물이 배출하는 메탄가스, 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약품, 농장을 돌릴 때 쓰는 화석연료가 기후 위기를 불러와요. 기후 위기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의 18%가 축산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거죠.

환경 보호를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에 따라 여러 기업에서도 비건 식품을 출시했어요. 하지만 ‘비건’을 내걸기엔 상당히 머쓱한 성분들이 몇몇 기업의 비건 제품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한 버거 브랜드에서는 100% 식물성 패티라며 비건 버거를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알고 보니 빵이나 소스에 우유, 계란, 쇠고기가 들어가 있었다고 하죠. 다른 편의점의 비건 브랜드에서 출시된 대체육 상품의 일부에는 쇠고기, 우유, 새우 등이 들어가 있어 쓴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모 베이커리 브랜드에서 만든 비건 샌드위치는 식물성 단백질로 계란의 식감을 구현했다고 광고했지만 치즈, 계란, 닭고기가 함유되어 있었고요.

모 기업의 비건 제품 성분표기 표.
조개류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비판을 받았지만, 표에서는 찾기 어려움 비즈한국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버거 브랜드와 편의점 브랜드는 해당 상품들을 식물성 성분으로 바꿔 출시했습니다. 공인된 비건 인증 기관이 국내에 설립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100% 비건이라며 눈속임을 하려는 기업들이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있겠네요.

👜 레자의 개명은 무죄? – 비건 레더

비건 열풍에 힘입어 ‘비건 레더’라는 이름을 내건 가죽 옷들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비건 열풍이 불기 한참 전부터 동물에게서 가죽을 얻어내는 방식이 잔인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동물을 죽이지 않고 만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비건’ 레더라고 볼 수 있을까요?

ⓒ유튜브 채널 ‘위키드러버’

식물성 가죽이나 재활용 플라스틱 섬유를 활용하여 만든 친환경 비건 레더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비건 레더는 달리 말하면 ‘레자’입니다. 인조 가죽이나 합성 피혁을 흔히 레자라고 불러왔죠. 이 인조 가죽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는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한 섬유입니다. 플라스틱 섬유는 생산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생길 뿐만 아니라 생분해도 어려워요. 레자를 비건 레더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건 말장난과 다를 바 없어 보이네요. 진심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 기업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 환경을 보호하는 ‘진짜’ 비건 소비

“여태 비건이라고 하면 무조건 환경 보호가 되는 건 줄 알고 샀는데!” 하면서 머리를 싸매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환경에 동참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마케팅인지, 실제로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가름하는 안목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말 비건 열풍에 동참하고 싶다면, 패션·뷰티 제품의 경우엔 비건 제품을 찾는 것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을 끝까지 오래 쓰는 것이 좋아요. 간혹 기존에 쓰던 제품을 모두 버리고 비건 제품으로 교체했다는 분들이 있는데,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산업이니만큼 현재 갖고 있는 제품을 영리하게 오래 쓰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해요.

사실상 가장 좋은 방법은 ‘덜 사고’ ‘안 사는’ 것입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소비를 자제하고, 필요한 제품이 생기면 중고거래 사이트에 관련 제품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기후 변화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비건 열풍이 불고 있어요.

2. 100% 비건 제품이라고 해놓고 동물성 성분이 들어간 식품이 출시되거나, 플라스틱 섬유로 만든 레자를 비건 레더라고 이름 붙이는 사례들이 있어요.

3. 진짜 환경을 위한 비건 제품인지를 판가름하는 안목을 길러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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