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일까? 현명함일까? 월급만큼만 일하는 ‘조용한 사직’ 화제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큰 화제입니다. 단어 그대로를 풀이하면 ‘조용히 퇴사한다’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제 뜻은 그와 다릅니다. 조용한 사직이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삶을 더 중요시하며 주어진 업무 이상의 열정을 발휘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하죠.

 

🧐조용한 사직,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자이들플린 틱톡 캡처

조용한 사직 열풍은 미국의 20대 엔지니어 자이들 플린이 틱톡에 올린 17초짜리 영상으로부터 시작됐어요. 그는 영상에서 “최근 조용한 사직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말하며 그 뜻을 소개했는데요. 그는 “조용한 사직은 실제로 일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다”라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조용한 사직 해시태그를 단 틱톡 영상 / ⓒ연합뉴스

해당 영상은 게재된 지 몇 주 만에 🔥조회수 300만을 넘겼고, 영상엔 댓글 4,500여 개와 좋아요 약 49만 개가 달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에 동조하는 2030세대 직장인들은 #조용한사직 해시태그를 단 영상을 틱톡에 잇따라 게시해 유행을 만들어 나갔고, 조용한사직을 주제로 한 게시물은 여러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 중이에요.

 

💼조용한 사직 열풍의 이유는?

조용한 사직은 직장에서의 성공을 인생의 성공으로 여기며 많은 시간과 열정을 일에 쏟아부었던 기성세대의 문화인 ‘허슬 컬쳐(hustle culture)’와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지금의 세대는 일은 그저 일로만 바라볼 뿐, 자신의 행복과 연결 짓지 않는 모습인데요.

미국 노동계에서는 조용한 사직 열풍의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정리해고와 초과 근무에 지친 노동자들을 꼽고 있어요. 코로나가 유행하던 초기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대대적 해고가 발생했고, 그런 상황에서 남겨진 직원들은 추가 업무와 과로에 시달리게 되었는데, 이런 결과가 조용한 사직을 유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미국에서 시작된 조용한 사직은 현재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며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이 일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요. 구인 구직 사이트인 사람인이 직장인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요즘 직장인의 자세’라는 주제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인 70%가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는 응답을 했다고 해요. 이미 조용한 사직이 한국 직장인 사이에서도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 같아요.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한국에서 조용한 사직이 유행하는 이유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대량 해고와 실직, 재택 근무 확산 등으로 직장에 대한 기존 사고방식이 크게 변화한 것을 이유로 꼽고 있어요. 이와 더불어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조용한 사직을 대하는 자세

조용한 사직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인 ‘워라밸’이 크게 유행이었요. 계속해서 이런 유행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일과 직장에 대한 생각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용한 사직 분위기가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그들에게 동기부여가 될만한 업무 환경과 보상체계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의 김난도 교수는 한 인터뷰를 통해 “MZ세대에게는 보수나 복지보다 구성원이 함께 성장해갈 수 있는 회사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죠.

조용한 사직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현명한 직장인의 마인드’라는 의견과 ‘직장 분위기를 흐리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생각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중인데요. 무엇이 맞다고 말하기 참 어려운 문제이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조용한 사직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개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워라밸, 조용한 사직 등이 유행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근로시간은 OECD 회원국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2021년 기준 OECD 평균 1716시간보다 199시간이 많았어요.) 이에 회사는 조용한 사직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 더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고민하는 등 구성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업무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죠. 개인 또한, 그저 일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정도로 여기기보다는 일로써 얻을 수 있는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발견하고 성취감을 얻으려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최근 조용한 사직이 큰 화제가 되고 있어요.
2. 조용한 사직은 실제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업무 이상의 열정을 발휘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해요.
3. 조용한 사직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게 하려면 회사와 개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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