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빅데이터, 3D(차원)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진짜 사람에 가까운 가상의 인물을 구현해내는 일이 가능해졌는데요. 실제 인물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실 세계를 휘어잡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요즘같은 비대면 일상과 경제에서 더욱 영향력을 넓히며 주목 받고 있어요.
매력적인 외모에 트렌디한 패션 감각, 연예인 못지않은 스타성까지 겸비한 ‘로지’는 작년 8월 SNS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뜨거운 인기를 얻었어요. 그러나 로지는 사실 싸이더스 스튜디오X에서 제작한 디지털 휴먼 <버추얼 인플루언서>였던 것이지요. ‘로지’는 4개월 동안 자신이 버추얼임을 숨긴 채 활동했는데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1만여 명의 팔로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죠.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정확히 뭔가요?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란 말그대로 가상의 인플루언서를 뜻해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주요 형태는 컴퓨터 그래픽(CG)을 이용하여 인간과 유사한 모습의 아바타를 제작하고 해당 아바타로 인간 인플루언서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을 뜻해요. 일각에서는 이를 <CGI(Computer-Generated imagery)>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 ‘Shudu’
자칭 최초의 버추얼 슈퍼모델 ‘Shudu’는 영국에서 활동 중인 사진작가 ‘Cameron-James Wilson’이 제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예요. 10년 동안 사진작가 활동을 하다가 실제 모델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해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그 시도는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Shudu’의 SNS 계정은 20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기며 큰 인기를 얻었고 가상의 인물이지만 발망 등 하이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모델로 발탁되는 등 패션계에도 큰 파급력을 가지고 왔어요.
버추얼 인플루언서 – ‘Seraphine’
45만 팔로워를 보유한 이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정체는 바로 인기 게임 League of Legendes(LoL)의 챔피언이자 애니메이션 기반의 가상인물이에요. 처음 SNS로 공개되었을 때는 참신한 마케팅이 호평을 받았지요.
‘Seraphine’은 아름다운 외모와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한 여러 사진들, 커버송 ‘Childhood Dreams’ 등을 실존 인물처럼 세세하게 표현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어요.
버추얼 인플루언서 – ‘김래아’
LG전자는 지난 1월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가상 인플루언서이자 싱어송라이터 ‘김래아’를 소개했어요. 이 행사의 프레스 콘퍼런스 진행을 맡은 김래아는 쇼 도입부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냈는데요.
LG전자는 앞으로 김래아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라고 밝혔어요. 이는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음악 앨범을 발매하는 등 MZ 세대 마케팅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어요.
가상 인물과 실제 인간의 콜라보? 걸그룹 ‘에스파(aespa)’
가상 인간이 실제 사람과 함께 가수 활동을 하는 사례도 있는데요. 지난 2020년 11월 17일,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가 데뷔했어요. 에스파가 대중의 남다른 관심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가진 독특한 세계관때문이었는데요. 실제 이수만 프로듀서는 에스파의 멤버는 4명은 사람, 4명은 아바타로 이루어진 8인조 그룹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가 있어요.
🔉 이수만 SM엔터테인먼츠 총괄 프로듀서 : “‘현실세계’ 멤버들(aespa)과 ‘가상세계’ 멤버들(æ-aespa)이 서로 다른 유기체로서 AI브레인을 가지고 있어 서로 대화를 하고, 조력도 해주고, 친구가 되어주고, 각자 세계의 정보를 나누고, 각자의 세계를 오가는 등 지금까지는 만날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개념의 스토리텔링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상 인간 정보사이트 ‘버추얼휴먼스’에 따르면 지구촌에서 활동하는 가상 인간이 144명에 달한다고 해요. 올해 초에만 22명이 새로 등장할 정도로 열풍이 불고 있지요.
컴퓨터 그래픽 완성도가 떨어져 동작이 다소 어색했던 과거와는 달리 AI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가상 인간은 실제 인간으로 착각될 정도로 구현되며, 이들은 MZ 세대를 겨냥해 SNS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어요.
이처럼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마케팅 활동이 절실한 소비재 브랜드에 매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실제 사람은 신종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집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가상 인간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고 인간을 빼닮았으면서도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 최근 딥페이크 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상황에서 가상의 캐릭터가 음란물 요소로 악용될 수 있어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보이고 있어요.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AI, 빅데이터, 3D 기술의 발달로 가상의 인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주목받고 있어요.
2. ‘Shudu’, ‘Seraphine‘, ‘김래아‘, 걸그룹 ‘에스파’ 등 수많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모델, 가수 활동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3.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코로나 이슈에도 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딥페이크 범죄 등에 악용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