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피해 심각 vs 공연 업계도 살려야’ 가뭄 속 개최되는 흠뻑쇼에 엇갈리는 의견

올해 비 오는 하늘을 본 기억이 몇 번 정도인가요? 지난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있었습니다만, 돌이켜보면 비 오는 날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실제로 최근 6개월 동안의 누적 강수량은 절반조차 되지 않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해요. 겨울철부터 경북·강원 지역에서는 대형 산불이 연이어 발생했으며, 현재까지도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 어업, 축산업 등에 종사하는 이들이 고통받고 있죠. 비가 내린다고 해도 강수량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 소식 앞에 ‘반가운’을 붙이기도 아쉬운 것이 현실이라고 해요. 특히 지난 달 강수량은 평년의 6%에 그쳤고, 강이 아예 메말라 갈라지는 지역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뉴스TVCHOSUN

이러한 와중에 물을 맞아 무더위를 이겨내자는 콘셉트의 싸이 콘서트 ‘흠뻑쇼’를 두고 네티즌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해요. 시작은 지난 4일에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싸이가 ‘흠뻑쇼에서 사용하는 물은 모두 식용이며, 공연 한 회당 300톤을 사용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부터였습니다.

7월에 개최될 예정인 흠뻑쇼는 공연형 가수 싸이를 대표하는 콘서트예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3년 만에 재개되는 만큼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가뭄 사태에 굳이 물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콘셉트의 공연을 진행해야 하느냐는 지적 또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에너지로 넓은 공연장을 채울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 가수이기에 흠뻑쇼를 진행하는 것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어요. 환경보호를 이유로 월드투어를 중단한 영국의 락밴드 ‘콜드플레이’와 비교하며 싸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고요.

하지만 공연 업계 또한 오랜 기간 불경기에 시달려왔어요. 좀처럼 공연이 재개되지 않아 택배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공연 업계 종사자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었죠.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겨우 재개된 대형 공연이며, 이 공연에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걸려있는 만큼 중단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다량의 물 사용을 이유로 흠뻑쇼를 규제할 거라면 워터파크, 수영장, 목욕탕, 골프장 등도 함께 규제해야 한다는 반박도 이어지고 있어요.

여러 사람들의 생계가 걸려 있기에 마냥 규제를 할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2017년에 서울 신촌·전주·광주 등지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물총축제들이 극심한 가뭄으로 잠정 연기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같은 해 간월도 부석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빅필드 뮤직 페스티벌과 서산시의 시장기 생활체육대회도 줄줄이 취소됐죠.

2017년에 축제나 공연이 취소된 요인에는 가뭄도 물론 있지만 물 부족 사태에 대한 국민 정서를 감안한 것이기도 합니다.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등 물이 다량 이용되는 시설에 대한 지적보다 흠뻑쇼 개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거예요. 그만큼 싸이의 영향력이 높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갑론을박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펜데믹으로 인해 오랫동안 공연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을 관객들에게도 흠뻑쇼의 개최는 반가운 소식일 거예요. 하지만 그저 즐기는 마음으로 공연을 기다리기엔, 가뭄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지구가 2005년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많은 열을 가두고 있는 탓에 기준치보다 1.2도나 높아졌고, 때문에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무려 20년 동안 가뭄에 시달리는 중이라고 하죠. 미드 호수의 수위는 처음 메울 당시인 1937년 수준으로 떨어졌고요. 농업 생산량 또한 전세계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오는 2027년까지 관상용 잔디를 불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등 법적으로 물 사용에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또 다른 부분은 흠뻑쇼에서 사용하는 물이 모두 식수라는 점입니다.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물은 소독하여 재사용하기에 흠뻑쇼를 다른 물 사용 시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미 당진과 일부 섬 지역에서는 급수와 단수를 특정 일수로 번갈아 진행하는 제한 단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요. 축구장 1천 개 면적이 불타버린 밀양 산불도 불과 이틀 전에 진압되었습니다.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흠뻑쇼를 진행해도 괜찮을지, 조금은 우려가 되는 것이 현실이에요.

반면, 평소에는 물 부족 문제에 관심을 갖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유명인인 싸이를 타깃으로 잡아서 화를 낸다는 반응도 보여지고 있습니다.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이유인데요. 하지만 싸이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가수인 만큼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근심이 커져가는 가운데, 흠뻑쇼의 진행 여부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습니다. 공연을 마음껏 즐기는 것도 좋지만, 세계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물 대신 노래와 춤이 주는 흥에 흠뻑 젖는 기획으로 방향을 틀어도 충분히 신나는 공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전국적으로 심각한 가뭄 사태에 농업은 물론 어업과 축산업까지 중단되고 있어요.

2. 여름을 맞이하여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흠뻑쇼가 개최될 예정이에요.

3. 물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공연의 성격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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