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제2의 기생충 될까?

영화 <미나리>가 코로나19 악재로 인한 관람객 급감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객 수 9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100만 관객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극장가도 활기를 띠고 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6개 부문 후보로 올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미나리>는 어떤 작품?

ⓒ <미나리> 메인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한국 이민자들이 ‘미나리’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에요. 배우 윤여정, 한예리,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으로 이름을 알린 스티븐 연 등이 출연했어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감독은 실제로 미국에 이민 온 부모님을 두었으며,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 남부 아칸소의 작은 농장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르완다 대학살의 상흔을 담은 데뷔작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신예 감독이기도 하지요.

🌿 <미나리>의 이유 있는 돌풍

ⓒ 판시네마

‘가족애’라는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가 세계적으로 통한 이유는 뭘까요? <미나리>는 한국·한국계 배우들이 한국어 대사로 극을 이끌어요. 멸치, 한약, 미나리 등 한국적인 것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기도 하죠. 그러면서도 역사적인 배경이나 환경은 미국에서 진행됐기에 한국과 미국의 모습이 한 데 어우러져 있어요. 이주가정이나 한국인이 아니어도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죠. 손자에게 구수한 욕을 던지며 화투를 알려주는 등 할머니와 손자가 교류하는 과정에서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인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출됐다는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답니다.

👨 정지욱 영화평론가 : “손자를 아끼는 따뜻하면서도 귀여운 한국인 할머니의 모습이 할리우드 영화에 처음으로 등장했어요. 그런 면에서 <미나리>가 관객과 평단에게 새롭고 독특하게 다가간 것으로 보여요.”

🌿 ‘K-할머니’의 저력을 보여준 배우 윤여정

ⓒ <미나리> 스틸컷, 네이버 영화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극중 딸 모니카와 사위 제이콥의 부탁으로 어린 손자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에서 함께 살게 된 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았어요. 사랑스럽고 인간미 넘치는 할머니 연기로 배우 인생 최고의 열연을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고 있죠. 덕분에 전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연이어 노미네이트 및 수상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특히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어요.

👩‍🦳 배우 윤여정 : “한국 여배우가 오스카 후보에 오른다는 건 꿈도 꿔본 적 없고, 그게 나라니 믿을 수 없어요. 마치 딴 세계 이야기 같아요.”

🌿 국민손자 등극 앨런 킴! 수상소감 화제

ⓒ <미나리> 스틸컷, 네이버 영화

배우 윤여정만큼이나 한인 가족의 사랑스러운 막내아들을 연기한 아역배우 앨런 김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요. 미국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에서 수상자를 선정하는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아역상을 받았는데요. 서툴지만 한국어로 인터뷰를 소화하려 노력하는 수상소감에 열띤 반응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 골든글로브, <미나리> 홀대 논란?

그런 가운데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논란을 빚었어요. 골든글로브는 그 영향력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이어져 오스카 전초전이라고 불리는데요.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는 HFPA 규정을 들어 <미나리>를 골든글로브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한 것이죠.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예요. 더군다나 각종 시상식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수상 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죠. 오래전부터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백인 감독과 배우를 더 높게 평가하는 ‘오스카소화이트’(Oscar so white)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요. 현지에서는 백인 중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시상식에서 생소한 동양인이 상을 받는 것을 막은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 미국 매체 인사이더 : “골든글로브는 후보작 명단 아래 영화를 만든 출신 국가를 써놓아 상황을 더욱 우습게 만들었어요. <미나리>를 만든 나라는 ‘미국’으로 나옵니다. 주최 측이 직접 ‘미국 영화’라 규정해놓은 후, 정작 후보에 올릴 때는 외국어영화로 규정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실수를 범한 거예요.”

🌿 아카데미 시상식, ‘기생충’ 계보 이을까?

ⓒ <미나리> 스틸컷, 네이버 영화

<미나리>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어요. 특히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윤여정은 수상이 유력하다고 손꼽히는 중이랍니다. 극중 아빠 제이콥 역을 열연한 스티븐 연은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죠. 아시아계 배우에 대해 인색하던 아카데미의 역사를 두 사람이 뒤집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했는데요. 한국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한국어 영화가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정이삭 감독 :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이렇게 기쁜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폭력 행위가 급증한 것에 낙심했지만 <미나리>가 통합을 가져다주길 바랍니다.”

✍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영화 <미나리>가 해외에서 연일 수상 행진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2.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로 분류되며 ‘홀대 논란’이 일기도 했어요.
3. <미나리>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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