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분 광고 타임?! PPL 없는 콘텐츠 원하는 시청자들

‘놀면 뭐하니’ 방송화면 캡쳐 ⓒMBC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등 간접광고 상품을 과도하게 부각한 프로그램에 대해 법정 제재를 의결했어요. 지난 12월 방영된 회차에서 LG전자의 ‘롤러블 TV’가 등장했는데요. TV의 특장점인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를 보여주며 일부 출연진이 “얼마나 얇은 거야” 등 감탄을 내뱉었습니다. 더불어 브랜드의 앰버서더인 존 레전드가 협업한 캠페인송의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기도 했지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방송화면 캡쳐 ⓒEBS

그런가 하면 EBS 1TV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역시 ‘주의’로 의결했는데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인 상품과 이를 반려견에게 복용시키는 모습과 상품의 복용 후기를 과도하게 부각했기 때문입니다.

👨 이광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부위원장) : “간접광고만 잘라서 보면 완전히 TV 광고에서 나오는 것을 그대로 갖다 놓은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될 정도예요. 제작진은 간접광고에 대해 조금 더 엄격한 잣대를 갖길 바랍니다.”

🎥 PPL, 오늘날 가장 대표적인 마케팅 기법
PPL(Product Placement)이란 기업들이 지불하는 제작비에 대한 대가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소품이나 배경으로 등장시켜 직간접적으로 광고를 해주는 것을 말해요.

영화 <이티> 포스터 ⓒ네이버 영화

🤓 여기서 잠깐, PPL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건 언제일까요? 1982년, 영화 에 초콜릿 캔디를 협찬한 허쉬(Hershey)는 다른 초콜릿 기업에 밀려 쇠퇴해가던 중, 생각지도 못한 <이티>의 흥행 대박으로 단 3개월 만에 66%의 매출 신장을 이루었다고 해요. 급기야 미국 초콜릿 업계 1위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지요. 사실 영화 제작진은 당시 업계 1위였던 마즈(MARS)의 ‘M&Ms’를 협찬받으려 했다가 거절당했고, 이후 허쉬를 찾아간 것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

⛰️ 샌드위치가 왜 지리산에서 나와… 불청객이 된 PPL

‘지리산’ 방송화면 캡쳐 ⓒtvN

PPL은 오늘날 거의 모든 영상 콘텐츠로 확산되었어요. 작품 속에 잘 녹아들기만 하면, PPL은 비용 대비 큰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지요. 반대로, 오히려 제품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심을 수 있어요.

최근 tvN 드라마 <지리산>은 제작비 규모만 300억 원 이상, 스타작가와 톱배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등장인물의 복장이 특정 아웃도어 브랜드로 도배되고, 지리산 대피소에서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의 샌드위치를 먹는 등 잦은 간접광고에 극의 흐름이 끊긴다는 시청자들의 맹비난이 쏟아졌어요. 한 누리꾼은 실제 지리산 인근의 해당 샌드위치 가게 지점을 찾아 “지리산 사무실에서 가까운 지점은 72km 거리에 있는 진주점으로 1시간 거리”라고 비꼬기도 했답니다. 이처럼 <지리산>의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과도한 PPL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어요.

🦑 대박 난 <오징어게임>에 PPL이 없었던 이유

유튜브 채널 ⓒ잭콩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공개 4일 만에 전미 시청 1위, 6일 만에 세계 시청 1위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K-콘텐츠의 저력을 발휘했어요. <오징어게임>의 성공 요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만한 요소, 즉 PPL 없이 스토리에만 집중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는 넷플릭스가 정책상 유료 PPL을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콘텐츠의 경쟁력은 스토리’라고 강조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자본이 아니었다면 <오징어게임>의 탄생은 없었을 거예요. 반대로 국내 제작사의 손길을 거쳤다면? 특정 브랜드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대기업 설탕으로 달고나를 만드는 장면이 나왔을지도 몰라요! 🤭

📺 ‘광고 보지 않을 권리’ 없다면, 시청자는 결국 떠날 것!

‘도깨비’ 방송화면 캡쳐 ⓒtvN

전문가들은 <오징어게임>처럼 K-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방송가의 과도한 PPL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해요. 지금까지는 많은 시청자들이 PPL ‘감수’하면서 시청했는데요. 코로나19 발발 이후, OTT처럼 서비스 이용료를 내면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될 권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PPL 없는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청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요.

드라마 ‘용팔이’ 방송화면 캡쳐 ⓒSBS

하지만 현장에선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PPL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요. 결국, 스타급 배우의 막대한 출연료 등 제작비가 합리적으로 쓰이지 않는 왜곡된 드라마 제작 구조를 전반적으로 손보는 게 우선 과제죠. PPL로 점철된 콘텐츠와 몰입감을 선사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사이에서, 끝내 시청자가 향할 곳은 어디일까요? 🧐

👨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 “시청자가 광고 없는 콘텐츠에 익숙해지면 기존 미디어도 변화해야 합니다. 방송사와 제작사가 PPL로 제작비를 충당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OTT에 콘텐츠 방영권을 판매하면서 비용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해요.”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최근 여러 예능 프로그램이 과도한 PPL로 법정 제재를 받았어요.
2. 대표 K-콘텐츠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의 막강한 자본력으로 PPL로부터 자유로웠어요.
3. 광고 없는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청자들! PPL에 의존했던 방송가에 변화가 시급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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