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만 나이’로 통일! 뭐가 달라질까?

우리나라는 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 이렇게 3가지 방식의 나이 계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일상에서 혼란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았는데요. 제각각이었던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시키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6월부터는 우리나라의 복잡한 나이 계산법이 ‘만 나이’로 통일될 예정입니다.

 

😵혼란하다 혼란해! 사람은 하난데 나이는 3개?!

14F 캡처

먼저 현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3가지 나이 계산법을 살펴볼까요?

1. 세는 나이
‘세는 나이’는 한국식 나이 기준으로, 출생한 날부터 한 살을 셈해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씩 증가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계산법이기도 하죠.

2. 만 나이
국제 통용 기준인 ‘만 나이’는 출생일 기준 0살부터 시작해 생일마다 한 살씩 증가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가령 2021년 10월 20일생이라면, 2022년 10월 19일까지는 0살, 20일부터 1살이 되는 것이죠.

3. 연 나이
‘연 나이’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나이인데요. 태어난 해를 0살로 보고 해가 바뀔 때 한 살씩 증가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법령상 나이는 민법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세는 나이’를 사용하고 있고, 일부 법률은 ‘연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등 나이 계산법이 혼용되어 왔습니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한 명이 3개의 나이를 가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가 하면, 나이 계산 방식의 차이로 사회복지, 의료 등 행정 서비스 제공에도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는데요. 이에 정부는 법적 사회적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바뀐 법이 시행되는 내년 6월부터는 태어난 해엔 0살, 이후엔 생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따지게 되었습니다. (*돌 이전에는 개월 수로 나이를 표시)

 

🔢 만 나이로 통일되면 바뀌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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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만 나이’ 통일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이번 법 개정의 취지가 나이 계산법 혼용에 따른 분쟁을 해소하는데 맞춰져 있는 만큼, 그동안 나이 계산 방식으로 빚어졌던 법적·사회적 분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나이 계산법 관련 분쟁 및 갈등 사례>

□ 노사 단체협약상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으로 기재된 ’56세’의 해석을 두고 법적 다툼 발생. 원심이 ‘만 56세’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만 55’세로 해석.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31832 판결)

□ 자동차 보험계약 시 ‘연령한정 운전특약’ 적용 연령이 약관상 ‘만 나이’지만, 계약자가 ‘세는 나이’로 이해하고 계약. 이후 교통사고 발생해 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 발생.

□ 만 나이 기준인 ‘6세 미만 아동 대중교통 무료’ 혜택이 ‘세는 나이’ 기준이라고 오인해 승객들이 회사를 상대로 환불 민원 제기.
(자료: ⓒKBS NEWS)

위의 내용은 나이 혼용에 따른 일상 속 분쟁 사례를 소개한 것입니다. 만 나이로 통일이 되면 이런 분쟁이 사라지는 효과는 분명 있을 것 같은데요. 긍정적 변화가 기대되는 한편,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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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중에는 빠른 연생으로 학교에 일찍 입학한 경우 동기 동창 사이에 ‘호칭’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같은 반 친구끼리 나이가 달라지는 일도 생기게 된다는 지적인데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큰 일은 아니지만, 나이와 서열을 따지는 우리 사회 일부 분위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만 나이 적용, 예외도 있다고?!

만 나이 통일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연 나이를 기준으로 삼는 ‘청소년보호법’과 ‘병역법’ 등 52개 법률에는 당장 만 나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혼선’을 막고자 통일을 추진하는 것인데, 또 예외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아한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정부는 만 나이 적용에 예외를 둔 것은 이들 법이 연 나이를 채택한 건 ‘또래 집단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오히려 혼선을 막을 수 있고 법 집행의 효율성이 담보되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청소년’에 대한 기준이 있는 법령들은 만 나이를 적용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이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요. 또래나 같은 나이 집단을 동일한 나이로 보는 사회 정서상 만 나이 적용이 자칫 더욱 혼란을 줄 수 있고, 주류 등을 취급하는 음식점 등에서도 연 나이가 훨씬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음주, 흡연, 노래방, 공연, 게임 등과 관련된 규정은 기존과 동일한 기준이 유지된다고 하네요.

법제처 관계자는 “민법과 행정기본법 개정으로 ‘만 나이’가 기준이 된다는 대원칙을 세웠다는 뜻이어서 의미가 크다”면서 “하지만 법령 등에 따라 만 나이로 통일하기 어려운 50여 개 법령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내년 상반기 국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52개 법률 가운데 만 나이로 통일할 필요가 있는 법률을 추려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만 나이 통일. 그간 나이 계산법에 혼용에 따른 문제들이 많았던 만큼,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가 나이를 통해 호칭을 정하고 서열을 나누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 흔한 말로 ‘족보가 꼬이는’ 혼란이 생기지 않겠냐는 걱정도 나오는데요. 만 나이 통일이 나이를 앞세운 낡은 서열 문화를 타파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2023년 6월부터 우리나라의 복잡한 나이 계산법이 ‘만 나이’로 통일됩니다.
2. 나이 계산 방식으로 빚어졌던 법적·사회적 분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여요.
3. 만 나이 통일이 나이를 앞세운 낡은 서열 문화 타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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