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부동산에 관심 갖게 된 속사정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국내 MZ세대 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 MZ세대가 현재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재테크 수단은 예·적금(37.5%)이며, 그다음으로 주식(33.0%), 가상 자산(10.3%), 부동산(9.8%)이 꼽혔어요. 반면 전체 응답자의 36.1%가 향후 자산증식을 위해 가장 필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을 꼽았는데요.

이를 통해, 현재로서는 경제적 여력의 한계로 투자하지 못하더라도 미래에는 부동산이 가장 중요한 자산증식의 수단이라고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진 세대에게 무슨 일이?

MZ세대는 우스갯소리로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진 세대’라고들 말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조건인 ‘주거’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요. 전례 없던 코로나19 위기 등으로 월급은 제자리인데 주택 가격은 급등하면서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위 소득의 중산층 가구조차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막 졸업해 학자금 대출 등의 부채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내집마련은커녕 부모로부터 독립조차 꿈꿀 수 없는 실정이지요.

한편 MZ세대는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고도 불려요. IMF 직격탄을 맞았던 X세대도 일자리 상황이 나빴다곤 하지만, 대졸자의 경우 대체로 취업문을 뚫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또한 과거에는 금리가 높아 적금만으로도 목돈을 모을 수 있었고, 도시에는 아파트가 늘었으며, 노후는 연금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인식도 강했어요.

🏠 내 집 마련의 꿈 접는 MZ세대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서울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어요. 한경닷컴 뉴스랩이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의 근로소득자 평균 연봉을 산정해 분석한 결과, 직장인이 연봉을 모두 쏟아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이 2017년 5월에는 ’16년’이, 2020년 11월에는 무려 ‘26.5년’이 걸린다는 결과가 나왔지요. 😨

업계에서는 주택시장에 아직 진입하지 못한 MZ세대가 정부의 정책 실패 직격탄을 그대로 맞았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독립을 해도 월세를 지불하게 되면 돈을 모으기 힘들어 강제 ‘캥거루족’이 되는 경우도 많아졌지요. 이제 막 사회 진출을 앞둔 취업 준비생들이 겪는 박탈감도 커졌어요. 고용한파 속 비좁은 취업문을 통과해도 집 한 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똑같다는 생각에서죠.

💸 주식과 비트코인에서 발견한 한 줄기 희망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 집 마련 자금을 모으기 위해 주식투자와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게 되었는데요. 토스증권의 신규 주식 계좌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210만 개로 집계됐는데, 개설된 신규 계좌 중 2030 투자자의 비중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증권사들의 주 고객층이 40대 이상이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요.

이전 세대의 경우 빚이 있으면 대출 상환이 우선이고 그를 위해 열심히 저축을 했다면, MZ세대는 빚이 있어도 가능하면 대출을 더 일으켜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30 청년층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 다른 연령층 증가율(6.5%)을 웃돌았어요. 이처럼 MZ세대는 목돈 마련의 기회를 잡기 위해 ‘빚투’도 마다하지 않는 추세예요.

기성세대가 보유한 자산(주식 및 부동산)이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신의 소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기에 취업 준비보다 오히려 가상자산 차트를 공부하는 것이 성공에 가깝다는 인식도 생겨나고 있어요. 말 그대로 MZ세대의 분위기는 ‘각자도생’이며, 청년세대의 과감한 레버리지 투자는 안정적 자산 마련에 대한 욕망을 여실하게 드러내요.

👨🏻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과거처럼 취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해도 평생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니 투자 시장으로 다 같이 뛰어 들어가고 있어요. 청년들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만 몰두하게 되면 결국 국가 전체의 성장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우려가 됩니다.”

🏠 부동산 공부 트렌드마저 바꾸고 있는 MZ세대

ⓒ 다그리
ⓒ 김짠부 재테크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튜브’, ‘온라인 클래스’ ‘오픈 채팅방 모임’이 새로운 재테크 정보 채널로 떠오르고 있어요. 자기주도적인 MZ세대의 경우 전문가의 일방적인 정보나 조언을 따르기보다는 나에게 알맞은 정보를 접하고 스스로 판단하려고 하지요. 기초적인 부동산 상식부터 지역 분석, 임장 후기, 매매 후기 등 목적에 맞는 다양한 유튜브 채널을 찾아 적극적으로 정보를 얻고 공부하고자 해요.

오픈채팅방을 통한 정보 교류도 활발합니다. 오픈채팅방에서는 그때그때 이슈가 되고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오픈채팅방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모임을 갖고 정보를 나누는 것이 이전 세대와 다른 MZ세대의 부동산 공부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서점가, MZ세대의 내 집 장만 분투기 인기

ⓒ 예스24

최근 주거 양극화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반영한 소설이 잇달아 나오고 있어요. <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는 결혼을 앞둔 31세 9급 여성 공무원이 서울 변두리에 22평짜리 주공 아파트를 산 뒤 대출금을 갚으려고 분투하는 모습을 담았고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내 집 마련을 위해 발버둥 치는 20대 직장인을 자신의 블로그에 담아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는데, 10만 부 이상 팔렸지요. <세대주 오영선>은 29세 여성 주인공 오영선이 집을 구하려고 아파트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경제경영서나 에세이에서 부동산 대란이 다뤄진 건 지난해부터지만, 소설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 집필해야 하기에 문학 부문에서는 최근에 들어서야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요.

👨🏻 표정훈 출판 평론가 : “시대상을 즉각 반영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흐름이 유튜브에 이어 출판계에서도 이어지고 있어요. 청년들을 시름에 잠기게 하는 부동산 대란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를 다룬 작품들은 계속 출간될 거예요.”

✍️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MZ세대는 미래에 가장 중요한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부동산’을 꼽았어요.
2. MZ세대의 주식·비트코인 열풍은 욜로나 한탕주의가 아닌, 불가능해 보이는 내 집 마련을 가능하게 만들 희망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3. 경제경영서를 넘어 소설 분야에서도 MZ세대의 주거 고민을 다룬 책이 인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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