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깔린 열선인데 ‘엉따 비용’ 따로 내라고? BMW 구독 서비스 논란

다달이 이용료를 내고 콘텐츠나 상품을 제공받는 구독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된 지 오래예요. 드라마도, 음식도, 속옷도 정기 구독 서비스가 있죠. 그리고 이제는 고급 외제차 브랜드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BMW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서비스 내용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해요.

BMW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의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주행영상저장
(블랙박스)
1개월 구독료 1만5000원
무제한 사용료 32만원
열선시트1개월 구독료 2만4000원
무제한 사용료 53만원
운전대 열선1개월 구독료 1만3000원
무제한 사용료 29만원
상향등 자동 보조1개월 구독료 1만1000원
무제한 사용료 24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반자율주행)
1개월 구독료 5만1000원
무제한 사용료 113만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어요. 이미 모든 기능이 차 안에 내장되어 있는데 이를 따로 지불해야 하느냐는 것이죠. 테슬라가 반자율주행 기능인 ‘FSD(Full Self-Driving)’을 구독 서비스로 도입하여 호응을 얻은 이후로 완성차업계에서 사소한 기능까지 구독 서비스로 만들어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운영체제가 도입되어 구독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이라며, 국내에선 열선시트와 같은 대중적인 옵션은 기본적으로 탑재될 것이라고 해명했고요.

물론 자동차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현대차의 블루링크와 테슬라의 FSD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어왔어요. 내비게이션과 주행 데이터 관리 서비스인 블루링크는 요금이 저렴한 것은 물론 통상 5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FSD 프로그램은 무선 업데이트로 차량 제어 기능을 수시로 폭넓게 개선해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BMW의 경우에는 고난도의 소프트웨어가 아닌 항목까지도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벤츠도 내비게이션·원격 차량 조작 같은 기능에 이어 뒷바퀴를 10도 꺾는 기능(후륜 조향)을 구독 서비스로 유럽에 출시했지만 이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셌죠. 참고로 한국에서는 이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완성차업체들은 기본으로 탑재됐던 기능을 선택 사양으로 바꾸면서 해당 기능이 필요 없는 고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차를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필요한 기능을 필요한 시점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매달 예상 외의 가격 부담에 시달릴 가능성은 물론 무제한 사용권 구매 시 더 높은 가격이 전가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요. 업데이트를 이유로 향후 구독료가 인상될 수도 있고요.

완성차업계들이 하나둘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지만, 한동안 비판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을 듯싶네요. 고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가 등장해야 할 때입니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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